만성피로, 일단 원인을 찾아라

기산협 보도자료

만성피로, 일단 원인을 찾아라

기산협 0 4425

직장생활 11년째인 김지은(34·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씨는 최근 부쩍 피로가 심해진 것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말이면 몰려드는 잠 때문에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예전에 몇 시간씩 운동을 해도 다음날이면 가뿐했는데, 하루 종일 피곤해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최근 들어 특별히 과로를 한 기억도 없다. 하루 이틀쯤 푹 쉬고 나면 낫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피로감이 사라지기는커녕 시간이 지날수록 무기력해지고 매사에 의욕마저 떨어졌다. 그는 최근에 급증하고 있다는 만성피로증후군이 아닐까 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검진 결과 갑상선 이상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최근 한 조종사가 만성피로증후군도 산업재해라고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으면서 만성피로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만성적인 피로를 느끼던 많은 사람들이 ‘나도 혹시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란병원 송호진 과장(내과)은 “만성적인 피로를 느낀다고 해서 모두가 만성피로증후군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만성피로와 만성피로증후군은 엄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만성피로는 수면장애나 간기능의 이상, 갑상선 이상, 알레르기 같은 원인으로 인해서 생겨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만성피로증후군은 뚜렷한 질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극심한 피로감을 장기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피로감이 지속되고 심하다면 반드시 원인질환에 대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송 과장은 말했다.


이유 있는 만성피로

▲ 급성간염과 간질환

=만성적인 피로감을 느낀다는 것은 우리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다. 만성피로를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상이 발견되는 부위가 바로 간. 가슴 부위가 묵직하고 더부룩하면서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면 일단 간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간염이나 지방간과 같은 간질환은 극심한 피로감을 몰고 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소변 색이 눈에 띄게 탁해졌다면 간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소변색이 샛노랗게 변하면서 황달이 나타나고 구역질이 있으면 급성간염을, 황달같은 증상 없이 피곤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만성간염일 가능성이 높다.

▲ 수면무호흡증

=중년 남성의 4명 중 1명 정도가 호소하고 있는 수면무호흡증도 만성피로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다. 이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잠을 깊이 잘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잠을 자고 일어나도 늘 개운치 않다. 낮 시간 졸음과 피로를 유발하기도 한다. 심하지 않다면 생활습관을 고치는 것으로도 해결할 수 있다. 옆으로 누워서 자거나 베개를 목에 대고 잠을 청한다. 이렇게 하면 기도가 열리기 때문에 산소공급이 원활해진다.

또 술과 항히스타민제가 들어있는 수면제와 같은 약물은 금하는 것이 좋다. 이런 약물들은 호흡을 느리고 얕게 하며 평상시보다 인후 주위 근육들을 이완시켜 공기의 통로를 막기 때문이다. 살을 빼고 꾸준히 운동을 하는 것도 수면무호흡증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하지만 약물도 듣지 않을 정도로 심할 경우에는 코골이 수술과 같은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 알레르기

=알레르기가 피로의 원인이라는 데에 의아해하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알레르기 질환으로 훌쩍거리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세란병원 송호진 과장은 “이런 증상은 몸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때 졸음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을 분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봄, 가을에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특징이다. 또 알레르기로 인한 콧물을 막기 위해 약국에서 쉽게 구입하는 항히스타민제 역시 졸음을 유발하는 성분이 있으므로 복용할 때는 주의해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갑상선 질환

=간질환이 주로 남자의 질환이라면 갑상선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유독 추위를 탄다거나 체중이 늘어나며, 목 부위가 튀어나오고 월경 주기나 양의 변화가 심하면 일단 갑상선 질환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와는 반대로 체중이 줄면서 더위를 많이 타면 갑상성기능 항진증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 각종 질환이 따라 발생하게 되는데 예를 들어 갑상선의 기능이 항진되면 골다공증과 부정맥의 위험이 증가하며 갑상선 기능저하일 경우에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상승시켜 심장질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가래를 동반하는 기침이 있으면서 저녁 무렵 유독 피곤해진다면 폐결핵을, 비만한 사람이 갑자기 목이 타고 소변량이 많아지면서 쉬 피곤해진다면 당뇨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심장질환과 암과 같은 종양도 몸을 쉽게 지치게 만드는 질병이다.

김상곤내과의원의 김상곤 원장은 “극심한 스트레스나 고탄수화물 위주의 식사, 수면장애나 불면증 등도 만성피로 증상으로 연결될 수 있으므로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유 없는 만성피로증후군 만성피로와는 달리 만성피로증후군은 별다른 원인질환이 없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의 피로감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에서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됐으며, 여러가지 검사에서 어떠한 질환도 발견되지 않고, 피로 때문에 업무능력과 학습능력이 크게 떨어졌으며, 쉬어도 피로감이 전혀 해소되지 않는 이 4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났을 때 만성피로증후군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본다.

또한 기억상실이나 집중이 불가능해지고 근육통과 관절염 등의 증상도 동시에 보인다. 이러한 만성피로증후군의 경우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감염성 질환, 면역체계 이상, 내분비대사 이상과 같은 여러 인자가 관여하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바이러스, 세균, 곰팡이 등에 만성적으로 감염됐을 때 인체의 면역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고, 그 결과 생긴 면역물질, 화학물질이 뇌에 영향을 미쳐 나타난다고 말한다. 이 외에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는 경우에도 만성피로증후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CDC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50%가 5년 안에 회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만성피로증후군에 걸리면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좋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너무 지나치게 많은 휴식을 취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은 없지만 근육마사지나 운동프로그램 등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혹시 나도 만성피로증후군?

① 미열과 오한이 있다.

② 우울해지거나 불안하거나 기억력이 떨어진다.

③ 밤잠을 설치는 등 수면장애가 있다.

④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두통이 있다.

⑤ 목 안이 붓고 아프다.

⑥ 겨드랑이 같은 곳의 림프선이 붓고 아프다.

⑦ 근육이 아프다.

⑧ 관절이 여기저기 아픈데, 붓거나 염증은 없다.

⑨ 적당히 운동하고 숙면을 취했는데도 계속 피로하다.

⑩ 온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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