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척추질환 환자 직업군 조사결과… 잘못된 자세-운동부족등 업무 특성 원인
[쿠키 건강] 작업 모습이나 신체를 사용하는 노동의 강도를 비교해보면 노동직이 사무직 보다 근골격계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이지만 현실에서는 정반대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0일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3개월간 병원에서 척추질환 치료를 받은 직장인 근로자 2282명을 대상으로 직업군을 조사한 결과, 사무직군이 노동직군 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조사 결과, 회사원과 전문직 종사자, 공무원 등 사무직군은 전체 척추질환 환자 가운데 72.4%인 1652명이었으며 서비스직, 기계기술직, 농임축수산광업직, 자영업 등 노동직군은 27.6%인 630명으로 사무직군이 노동직군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았다.
이에 대해 자생한방병원 척추디스크센터 윤유석 원장은 “일반적으로 육체를 많이 쓰는 노동직이 사무직 보다 척추 질환이 더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처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은 늘상 자연스럽게 허리운동을 하게 되는 노동직과는 달리 장시간 움직이지 않는 사무직의 업무특성과 관련이 깊다”고 설명했다.
또 “사무직은 장시간 앉아 지내면서 몸을 스트레칭 할 기회가 줄어들고 움직임이 적어지면서 인체에 부담이 되는 자세를 많이 취하게 된다. 대다수의 경우 이런 자세가 나쁜 습관으로 굳어지며 이에 따라 근육 및 인대의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고, 척추의 정렬 상태의 변화로 요통이나 디스크 등의 질환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면서 “또한 이러한 통증성 질환은 나쁜 자세를 더욱 고착시켜 척추관절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상호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Tip 1. 직종별 대표적인 척추관절 질환]
척추관절 질환의 경우 업종에 관계없이 나타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직종에 따라 특히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 있다. 직종별 대표적인 척추관절 질환에 대해 윤유석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1.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사무직
컴퓨터는 현대문명의 발전과 함께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됐지만 부작용을 함께 달고 다닌다. 모니터를 오래 들여다보고 있으면 눈이 침침해지고 목과 어깨에 이상이 생기는 ‘VDT증후군’이 찾아온다. ‘VDT증후군(Video Display Terminal Syndrome)’의 약자로 ‘컴퓨터단말기증후군’이라고도 하는데, 컴퓨터 모니터 등 VDT를 보면서 장시간 작업을 하고 난 뒤에 발생하기 쉽다.
VDT증후군은 일반적으로 근골격계의 통증을 많이 일으키는데 주로 어깨, 목, 허리 부위의 통증이나 손가락의 저림증상을 가져올 수 있다.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면 ‘일자목증후군’을 일으켜 심할 경우 목과 허리의 조기 퇴행성변화나 디스크를 유발할 수도 있다. 또한 VDT증후군은 안구건조증이나 눈의 피로, 시력 저하뿐 아니라 만성두통, 수면장애, 현기증, 이명증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컴퓨터 작업 시 바른 자세 유지=몸의 측면에서 볼 때 귀와 어깨 중앙, 둔부의 옆 선이 일직선이 되도록 하고, 양팔은 옆구리에 붙여 팔꿈치를 가능한 직각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505법칙=50분 같은 자세로 작업을 반복하면 5분 정도는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해주고 굳어있는 근육과 인대에 긴장을 해소해줘야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작업환경 개선=팔걸이와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사용하고, 컴퓨터 자판의 높이는 팔과 수평이 되도록 조절해 작업 시 어깨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신경 쓴다.
▲스트레스는 제때에 해소=스트레스는 어깨 근육을 더욱 긴장하게 하므로 스트레스 해소를 제때에 제대로 해줘야 한다. 어깨부위의 뭉친 근육은 따뜻한 찜질로 풀어준다.
2. 서서 일하는 서비스업
무릎 관절은 서 있기만 해도 체중의 2배에 달하는 하중에 시달린다. 따라서 장시간 서있는 직종을 가진 이들은 신발의 선택이 척추관절 질환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플랫 슈즈의 굽 높이는 1cm 이하로 보기에는 안정적이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쿠션이 빈약하기 때문에 보행 시 땅으로부터 받는 압력이 발바닥 전면에 직접적으로 전달된다. 굽이 없는 플랫 슈즈는 걸을 때 체중의 3배, 뛸 때는 10배 가량의 부담이 발목과 무릎 관절에 전달된다. 따라서 지면과의 마찰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발바닥 근막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을 불러올 수도 있다.
족저(발바닥) 근막은 발아치를 유지하고 발에 탄력을 줘 우리 몸무게를 지탱해 주는 깔창과 같은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에 가해진 충격으로 그곳 근육을 싸고 있는 족저근막이 딱딱해지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너무 낮은 굽은 체중을 지지하지 못하고 바닥의 압력을 그대로 받기 때문에 장시간 서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택은 아니다.
하이힐의 최고수 격인 킬힐은 ‘무지외반증’과 ‘연골연화증’을 유발시킨다. 킬힐의 평균 굽은 10cm 정도. 뒷굽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체중이 앞발가락으로 쏠린다. 특히 앞코가 뾰족하고 좁은 구두는 발가락을 더욱 심하게 압박하게 만든다. 반복적으로 신었을 경우 엄지발가락을 새끼발가락 쪽으로 휘게 하는 ‘무지외반증’을 야기시킨다. 또한 다리와 발목에 부담이 반복적으로 쌓이다 보면 무릎 연골이 약해지고 통증까지 느껴지는 ‘연골연화증’이 발생할 수 있다.
▲힐 선택 시 주의=힐의 경우에는 딱딱한 가죽 소재보다는 부드러운 소재로 선택하고, 굽의 높이는 2~4cm가 관절 부담을 최소화시킬 수 있다.
▲휴식시간에 근육 풀기=오래 서있는 직종이라면 짧은 휴식 동안이라도 굳어져 있는 근육을 풀어주고 스트레칭 해주는 것이 근육의 긴장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가만히 서있는 것보다는 약간의 움직임을 주고 항상 바른 자세로 서있도록 주의해야 한다.
3. 등을 많이 굽히는 노동직
택배나 이삿짐을 옮길 때 무거운 물건을 무리하게 드는 것도 문제지만 허리를 굽히고 일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허리의 만곡을 잃어버릴 수 있다. 또한 허리를 구부리고 회전을 가하는 자세로 일하기 때문에 허리에 치명적인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청소를 하거나 쪼그리고 일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계속적으로 등을 굽힌 상태에서 일을 하게 되면 ‘척추후만증’이 발생하기 쉽다. 사람의 허리뼈는 옆에서 봤을 때 앞쪽으로 곡선을 이룬 S자 형태가 정상인데 간혹 허리뼈가 아무 굴곡 없이 꼿꼿하게 선 경우가 있다. 이를 척추후만증, ‘일자허리’라고 한다. 이런 환자들은 S곡선의 스프링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데, 충격 흡수 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작은 충격에도 허리를 상하기 쉽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 받지 않으면 디스크로 발전할 수도 있고 뼈의 퇴행을 촉진하게 된다.
허리디스크는 추간판(디스크)이 섬유륜을 찢고 나와 뒤쪽 추간공의 신경을 압박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 몸을 비트는 일을 하는 경우에는 추간판의 압박이 가장 심하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허리디스크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직종을 가진 사람들은 허리가 약해져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취하게 되는 자세를 항상 조심해야 한다.
▲잠잘 때 수건 이용=허리 아래에 납작한 베개나 수건을 말아서 괴어 주면 허리뼈에 굴곡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너무 두껍게 깔면 통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으니 유의.
▲물건을 들 때는 허리를 펴고=구부리지 말고 무릎을 굽혀서 허리는 편 상태로 든다. 절대로 무거운 것을 든 상태로 허리를 좌우로 비틀지 말아야 한다.
▲배에 힘주는 자세 삼가=느닷없는 기침이나 배변 시 지나친 힘을 주는 등 복압을 상승시키는 자세는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4. 차 안에서 생활하는 운수업
우리 몸의 근육과 인대들은 자연스런 움직임이 계속적으로 주어져야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용불용설’ 즉 사용하지 않게 되면 퇴화한다는 말이 있듯이 근육과 인대도 활용하지 않으면 굳어지게 돼 가동성이 줄어들게 된다. 오랫동안 차 안에서 운전하게 되면 모든 근육들이 앉아 있는 상태로 고정돼 긴장돼 있기 때문에 다른 근육이나 인대들의 움직임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오랜 시간 운전대를 잡다 보면 운전 중 자신도 모르게 여러 자세로 변하게 된다. 대개 엉덩이를 한쪽으로 치우쳐 삐딱하게 앉거나 엉덩이의 한쪽 주머니에 지갑이나 물건을 넣고 대수롭지 않게 운전을 하는 경우다. 이같은 자세는 골반의 변위를 일으켜 한쪽으로 근육의 불균형을 초래한다. 긴장한 상태에서 목의 편안한 자세를 이루지 못한다면 목의 통증이나 어깨의 통증도 함께 따라온다. 운전석의 위치에 따라 편안한 다리의 움직임이 생기지 않는다면 무릎이나 발목의 질환도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5분간의 허리운동이 특효=근육과 인대의 긴장을 해소하고, 튼튼하게 만들어 주는 노력이 우선시 돼야 한다. 5분 정도의 스트레칭이 짧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인체는 자생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휴식으로도 정상적으로 돌아가려는 힘이 강하다.
▲올바른 운전자세 습관화=운전자세나 습관 중 한쪽으로 기운다거나 너무 허리를 내민다거나 또는 바짝 붙여 앉는다거나 하는 습관들은 바른 자세와 습관으로 바꾸도록 해야 한다.
[Tip 2. 직종별 추천 스트레칭]
1. 컴퓨터 앞에서 일하는 사무직 (일자목 풀기 운동)=양손의 가운데 손가락을 목덜미 중앙에 움푹 들어간 부위에 댄다. 목을 천천히 뒤로 젖혀 1분 정도 그대로 있다가 다시 바로 세운다. 5회 반복.
2. 서서 일하는 서비스업 (허리 앞으로 굽히기)=어깨 넓이만큼 다리를 벌리고 선 다음 윗몸을 천천히 앞으로 굽힌다. 그대로 10초 동안 있다가 천천히 원래 자세로 돌아오기를 3회 반복.
3. 등을 많이 굽히는 노동직 (기지개 켜기)=어깨 넓이만큼 다리를 벌리고 선 다음 양손을 깍지 끼어 머리 위로 들어 올려 쭉 뻗으면서 기지개를 켠다. 3~5회 반복.
4. 차 안에서 생활하는 운수업 (허리 틀기 운동)=등받이에 허리를 붙이고 앉아서 한 손으로 의자등받이를 잡고 허리를 고정한 채 윗몸만 틀어 뒤를 본다. 그대로 10초 동안 있다가 정면으로 돌아온다. 좌우 3회 반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