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와 요통(연세의대/김영수)
기산협
건강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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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13
2003.09.03 13:46
(머릿말)
전체 노동인구의 약 80%가 근무중 다소나마 허리가 아파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요통은 흔한 질병이다. 허리를 한번쯤 아파본 사람이면
그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허리 아픈 환자의 약 10~20%가 디스크병 환자이고 그중 약 10%는
아주 심해서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통의
치료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크 환자의 치료 방법은 그야말로
민간요법에서부터 한방.양방, 그외 여러가지로 많은 실정이다.
그동안 임상경험에서 보면 대부분 환자들은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다해보다 안되면 결국 병원을 다시 찾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면 "디스크"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요즈음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에 걸렸구나"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허리가 아프다고 다 "디스크"가 아니다.
흔히 환자들이 말하는 병명으로서 "디스크"라는 것은 정확한 병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추간원판탈출증"이다.
디스크란 척추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인데 원반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에 의학용어로 "추간원판"이라하고 영어로 풀어보면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라고 부른다. 디스크에 병이 생겨 이것이 뒤쪽으로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고 땡기게 되는데
이 병명을 "추간원판탈출증" 이라 한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탈출했다 하여 "디스크병" 이라고도
하고 더욱 간단히 "디스크"라고만 줄여서 말할 때가 많다.
(척추디스크의 구조와 역할)
디스크는 척추의 목뼈에서부터 허리뼈까지 척추마디 사이에 끼어있는
원반모양의 일종의 관절이다.
디스크의 위 아래로는 척추뼈와 접해있는 "연고판"으로 되어있고,
둥그런 외곽 주위로는 탄력있는 "환상섬유"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으며,
디스크의 내부 중심부에는 말랑말랑한 "수핵"이 들어있다.
이 수핵이 디스크의 중심역할을 하는 부위로서, 환상섬유를 자동차
타이어의 고무바퀴에 비유한다면, 수핵은 공기가 들어있는 튜우브에
해당한다고 할 수있다.
수핵은 대부분 점액성의 단백질로서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척추에 가해진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역할을 하며 또한 척추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관절역할도 하고 있다.
신체 체위변화에 따라 허리디스크에 가해지는 체중에의 하중을
측정한 것을 보면, 반드시 누워 있으면 충격이 가장 작아 자기
몸무게의 약 1/3정도의 하중이 가해지며 옆으로 누우면 자기몸무게와
비슷한 정도이고, 서 있으면 체중의 약 한배 반 정도이고, 의자에
기대지 않고 앉아 있으면 자기 체중의 약 두배의 충격이 허리
디스크에 가해진다.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허리를 앞으로 수그리면 더욱 심한 충격이
허리디스크에 가해진다. 전반적으로 앉아 있을 때가 서 있을 때보다
더욱 심한 충격을 요추부에 주고 있기 때문에, "디스크"증세가 있을
때가 제일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수가 많다.
(디스크병의 발병원인)
나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디스크 내의 수핵에 수분이 점차 줄어
들고 탄력성이 없는 섬유질로 변하게 되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상섬유도 탄력성이 줄어들고 더러는 균열이 일어나게 된다.
이와같은 연령에 따른 노화현상, 즉 퇴행성 변화가 있는 가운데
척추에 충격이 가해지면 탄력성이 없어진 수핵이 한쪽으로
탈출하게 된다.
그런데 디스크의 앞쪽과 뒷쪽에는 목뼈에서 부터 고리뼈에
이르기까지 길게 힘줄(종인대)이 붙어있어 척추와 디스크를 앞뒤에서
받쳐주고 있다.
앞족의 전종인대는 넓게 단단히 덮여 있는데, 뒷쪽의 후종인대는
디스크 후측방 부위에서는 약하게 덮여있기 때문에 디스크 다탈출은
대부분 후측방으로 일어나게 되어 그 뒷쪽을 지나가는 신경근을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흔히 "좌골신경통"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디스크 병으로 인해
허리에서 좌골신경을 이루는 신경근이 압박 당하여 나타나는 증상이다.
디스크병은 20대에서부터 50대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이때가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오는 연령인데다가 활동성이 많은
시기여서 외상을 당하기 십기 때문이다.
외상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다가 허리를
삐는 경우이다. 여자인 경우 집안에서 무거운 살림도구들이나
김장독을 들다가, 또는 이삿짐을 옮기다가 허리를 삐는 경우가
흔할. 중노동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해야만 하는 사무직
종사자들도 디스크에 잘 걸릴 수 있는데 이것은 앉아있을 때가
허리디스크에 가해지는 체중에 의한 충격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병의 증상)
디스크에 증상이 있으면 대개는 허리가 먼저 아프기 시작한다.
엉치 부위가 시큰거리고 아프며, 한쪽 둔부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서 부터는 한쪽 다리가 저리고 땡기게 된다.
즉 허리에서부터 다리로 땡기는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통증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또는 대변을 보느라고 힘을
주게 되면 더욱 울리고 아픈 경우가 많다.
점차 시일이 경과하면서 아픈 다리에 감각이 둔해지고, 발가락
운동에 힘이 빠지게 된다. 심하면 발목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데
마비가 오는 수도 있다. 허리를 움직이면 더욱 아프기 때문에 허리가
뻣뻣해지고 한쪽 옆이나 앞으로 굽어지게 된다.
디스크가 갑자기 아주 심하게 탈출될 경우에는 마비신경이나
여러개의 척추신경을 압박하게 되어 갑자기 허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양하지에 마비가 발생하고 소.대변을 못보게 된다.
또한 남자인 경우에는 성기능에도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급히 척추수술을 하여 치료하여야 한다.
디스크 병이 오래되어 만성으로 된 경우에는 주로 허리가 뻐근하게
아프면서 얼마간 서 있거나 걷게 되면 이상한 통증이나
저린감, 또는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괴로운 증상들이 다리에
발생하여 주저앉아 쉬게 된다.
앉아 쉬면 그러한 증상들이 사라져 다시 걷고, 걸으면 다리에
통증의 다시 생겨 쉬어야 하는 것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와같은
증상을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라고 한다. 이것은 대부분은 척추
내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이 좁아졌을때 특징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인데, 가끔 디스크탈출증으로 인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디스크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소위 민간요법이라 해서
이것 저것 여러가지를 너무 오랫동안 받아 보면 만성적으로 되어
"신경성 간헐적 파행" 증상이 생겨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허리 디스크의 진단)
진단은 우선 호나자의 자세한 병력과 증상을 묻고, 진찰함으로써
대개는 알 수 있다. 허리가 아프고, 한쪽 또는 양쪽 다리로 내려가는
댕기는 증상이나 저린 증상이 있으면 대개는 "디스크"에 이상이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 몇개월 전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후부터 발병했다면 더욱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진찰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양다리를 쭉 뻗게 하고
눕힌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올려볼 때, 이것을 "하지거상검사"라고
하는데, 허리나 다리가 땡겨 다리를 많이 올리지 못하게 된다.
증상이 심할수록 다리 올라가는 각도가 작은 것이다.
정상에서는 다리를 80~900이상 쭉 올릴 수 있으나 디스크 환자는
대개 50~60O미만이고 심한 경우는 10~20도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만성디스크 환자로서 앞에 설명한 "신경성 간헐적 파행"
증상을 가진 환자는 증상이 심한데도 정상인처럼 다리가 쭉쭉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X-선 검사방법으로서 앞면, 측면 및 경사면 단순요추 X-선영을
먼저한다. 전후 X-선 촬영상 대개는 허리가 한쪽으로 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측면 X-선상에서는 대개는 허리 굴곡이 소실되어
요추선이 빳빳하게 서 있고, 척추와 척추 사이, 발병된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40~50대 이후에서는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 인접 척추뼈에 뾰쪽하게 골각이 형성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병력과 증상을 묻고, 진찰과 단순 X-선촬영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 "디스크"병이라고 알 수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특수
검사를 해야한다. 특수검사로는 척추조영술과 척추전산화 단순촬영
(CT스캔)및 근전도 검사등이 있다. 척추조영수술은 영어로
myelography라고 하는데 흔히 "마이엘로" 고 부른다. 아직까지 이
방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허리에서 신경통로인 척추강내로 바늘을
찔러서 X-선 사진에 하얗게 나타나는 약(조영제)을 척추막내 신경통로
안에 넣고 사진을 찍는다. 디스크가 탈출된 부위에서는 신경이
눌릴만큼 조영제가 움푹 들어간 소견을 보인다.
그러나 조영제로서 기름성분인 "판토팩이라는 약은 촬영후 다시
뽑아내야 하므로 고통이 심할 경우도 있다.
근간에는 이러한 단점을 없애 약이 자연히 척추강내에서 흡수되어
없어지는 수용성 조영제인 "메트리자마인"가 개발되어 촬영후 약을
다시 빼는 불편이 없어 훨신 편리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마이엘로"는 허리에 바늘을 찔러야 하는 고통이
있으므로 문제가 되어왔다. 최근에 컴퓨터 산업이 발달하여 컴퓨터를
이용한 척추단층촬영기가 개발되어 이제는 환자에게 아무런 고통없이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같은 척추 CT스캔을 찍음으로써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디스크와 신경 그리고 신경구멍의 모양을 선명히
볼 수 있으므로 더욱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척추 CT를 찍을 만한 장비가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지만, 이것이 있는
대도시에서는 허리디스크 진단을 위해서 일차적으로 척추CT스캔을
해야할 것이다.
앞으로 "핵자기공명(NMR)이라는 새로운 방법이 각광을 받을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실용화단계가 아닌 상태이다.
(허리디스크의 치료)
발병초기에는 우선 안정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따뜻한 온돌방에 요를 깔고 누워서 약 2~3주간 안정하면 초기의 경한
탈출증인 경우에는 대개 호전된다.
침대생활을 하는 경우엔 침대요 밑에 널판지를 깔아놓으면 좋다.
안정가료시 물리치료로서 허리에 더운 찜질을 한다든가, 초음파
치료나 맛사지, 도는 견인장치를 하여 허리를 잡아당기면 더욱
효과적이다. 통증이 심하면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섞어
복용한다. 그러나 신경통에 좋다는 약을 함부로 남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안정가료나 물리치료 외에도 많은 환자들은 병원에 오기전에
미리 여러가지 민간요법을 행하는 수가 많다.
어쨋든 이러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상당기간(최소 3주이상)행해도
낫지 않거나, 또는 증상이 어느 정도 좋아졌다가도 자주 재발하는
경우는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한 진찰 소견상 신경에 이상이 심하여 발가락이나 발목운동에
힘이 현저히 빠져있으면 수술해야한다. 드물게 급격한 마비신경
압박으로 하지 마비와 소.대변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응급수술을
행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척추수술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허리수술을 받으면 사람구실을 못하게 된다"는 등 이상한
풍문이 나돌아, 꼭 수술을 받아야할 심한 환자도 수술을 기피하고
여기저기 다니며 침이다, 뜸이다,
지압이다, 척추교정이다 또는 물리치료다 하며 비수술적 방법으로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의 경한 증상일 경우는 위와 같은 대증요법으로 전달 될 수
있지만,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온 경우에는 결국은 수술로써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여 신경압박을 풀어주어야 한다.
최근에 수술시 현미경식 술식에 의해 주위조직의 손상을 최소로
줄이고 디스크만을 제거해주는 방법이 발달하여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 간단히 디스크내에
주사약을 주입하여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획기적인 방법이 개발되어
수술을 기피했던 많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이 방법을 "디스크 내 주사치료법"이라고 부른다.
(디스크 내 주사치료법이란?)
이것은 "카이모파파인(CHYMOPAPAIN)이라는 주사약을 디스크내에
직접 주사하여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에 쓰이는 주사약은 인디언들이 고기를 연하게 하기위해
"파파야"라는 과일을 썰어서 연육소로 사용한데서 힌트를 얻어
"파파야"에서 추출한 효소이다.
20여년 전인 1964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이약을 디스크환자에
주사하여 성공하였다. 그후 비수술적 디스크 치료방법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그간 약효에 대한 시비가 많아 1975년부터 미국내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캐나다등 일부에서만 꾸준히 이용되어 왔었다.
그후 계속적인 연구결과 1982년 말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카이모파파인이 정식허가가 남으로써 1983년부터 선풍적으로 아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4년 5월부터 이 방법을 시작하여 현재 좋은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약은 디스크 성분 중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수핵의 단백질-수분 결합체를 분리시키는 가수분해 작용을 한다.
그 결과 유리된 수분을 흡수 배설되고 수핵은 수축되므로 디스크가
위축되어 신경압박이 풀려 증상이 회복되는 것이다. 즉 수술적으로
디스크를 칼로 도려내던 것을 비수술적 방법으로 간단히 주사약으로써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방법인 것이다.
주사치료에 가장 적합한 디스크환자는 허리보다는 다리가 더욱 심하게
땡기는 환자로서 환자가 반듯이 누운 상태에서 한쪽다리를 벋고 올려
보는 하지거상검사에서 다리가 땡겨서 많이 올라가지 않으며, 척추
컴퓨터(CT)촬영상에 디스크 탈출증이 현저한 환자에게 예후가 좋은
것으로 되어있다.
만약 주사치료로써 낫지 않을 경우 약10~20%에서 실패율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 경우는 결국 수술을 해야한다. 대개 주사치료 후 3~4개월
기다려 보아도 조금도 호전되지 않고 전과 같이 계속 아프거나 오히려
더 아플 경우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고 척추수술을 해야한다.
이 경우 수술성적은 매우 좋아서 수술 후 다 완치되고 있다.
이와같이 간단한 주사치료법도 몇가지 문제점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가장 큰 부작용은 환자의 체질과 약성분이 맞지 않을경우
극히 드물지만 알레르기성 쇼크가 발생하여 심할 경우에는 페니실린
쇼크와 마찬가지로 사망할 수 잇다는 것이다.
때문에 쇼크방지를 위한 사전 처치와 때로는 피부반응검사도
시행하며, 시술시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여 행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를 충분히 하고 행하므로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주사약은 쇼크위험 때문에 일생에 단 한번만 맞아야 안전하다.
디스크가 재발했을 경우 두번 다시 이 주사약을 맞을 수 없다.
왜냐하면 첫번 주사시 항체가 환자 체내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두번째 주사를 맞을 경우 항원 항체반응에 의한 알레르기성
쇼크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외 부작용으로는 간단한 두드러기 증상, 가려움증등의 있으나
이러한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디스크 내 주사치료법은
시술이 간단하여 환자에게 정신적 신체적 부담이 적으며, 입원 및
치유기간이 짧고, 조기에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성공률도
약 80~90%이상으로 좋은 성적이므로, 앞으로 디스크치료는 안정이나
물리치료로 낫지 않을 경우는 일단 디스크내 주사 치료를 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수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유비시키는것이 현명하다
하겠다.
전체 노동인구의 약 80%가 근무중 다소나마 허리가 아파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요통은 흔한 질병이다. 허리를 한번쯤 아파본 사람이면
그것이 얼마나 괴로운 것인가를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허리 아픈 환자의 약 10~20%가 디스크병 환자이고 그중 약 10%는
아주 심해서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통의
치료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크 환자의 치료 방법은 그야말로
민간요법에서부터 한방.양방, 그외 여러가지로 많은 실정이다.
그동안 임상경험에서 보면 대부분 환자들은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다해보다 안되면 결국 병원을 다시 찾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면 "디스크"가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기로 하자.
요즈음 허리가 아프면 "디스크에 걸렸구나"하고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허리가 아프다고 다 "디스크"가 아니다.
흔히 환자들이 말하는 병명으로서 "디스크"라는 것은 정확한 병명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추간원판탈출증"이다.
디스크란 척추뼈 사이에 있는 물렁뼈인데 원반모양으로 생겼기
때문에 의학용어로 "추간원판"이라하고 영어로 풀어보면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라고 부른다. 디스크에 병이 생겨 이것이 뒤쪽으로
삐져나와 신경을 누르면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저리고 땡기게 되는데
이 병명을 "추간원판탈출증" 이라 한다.
이것을 일반적으로 디스크가 탈출했다 하여 "디스크병" 이라고도
하고 더욱 간단히 "디스크"라고만 줄여서 말할 때가 많다.
(척추디스크의 구조와 역할)
디스크는 척추의 목뼈에서부터 허리뼈까지 척추마디 사이에 끼어있는
원반모양의 일종의 관절이다.
디스크의 위 아래로는 척추뼈와 접해있는 "연고판"으로 되어있고,
둥그런 외곽 주위로는 탄력있는 "환상섬유"로 겹겹이 둘러싸여 있으며,
디스크의 내부 중심부에는 말랑말랑한 "수핵"이 들어있다.
이 수핵이 디스크의 중심역할을 하는 부위로서, 환상섬유를 자동차
타이어의 고무바퀴에 비유한다면, 수핵은 공기가 들어있는 튜우브에
해당한다고 할 수있다.
수핵은 대부분 점액성의 단백질로서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척추에 가해진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역할을 하며 또한 척추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는 관절역할도 하고 있다.
신체 체위변화에 따라 허리디스크에 가해지는 체중에의 하중을
측정한 것을 보면, 반드시 누워 있으면 충격이 가장 작아 자기
몸무게의 약 1/3정도의 하중이 가해지며 옆으로 누우면 자기몸무게와
비슷한 정도이고, 서 있으면 체중의 약 한배 반 정도이고, 의자에
기대지 않고 앉아 있으면 자기 체중의 약 두배의 충격이 허리
디스크에 가해진다.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허리를 앞으로 수그리면 더욱 심한 충격이
허리디스크에 가해진다. 전반적으로 앉아 있을 때가 서 있을 때보다
더욱 심한 충격을 요추부에 주고 있기 때문에, "디스크"증세가 있을
때가 제일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는 수가 많다.
(디스크병의 발병원인)
나이가 점점 많아짐에 따라 디스크 내의 수핵에 수분이 점차 줄어
들고 탄력성이 없는 섬유질로 변하게 되며,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환상섬유도 탄력성이 줄어들고 더러는 균열이 일어나게 된다.
이와같은 연령에 따른 노화현상, 즉 퇴행성 변화가 있는 가운데
척추에 충격이 가해지면 탄력성이 없어진 수핵이 한쪽으로
탈출하게 된다.
그런데 디스크의 앞쪽과 뒷쪽에는 목뼈에서 부터 고리뼈에
이르기까지 길게 힘줄(종인대)이 붙어있어 척추와 디스크를 앞뒤에서
받쳐주고 있다.
앞족의 전종인대는 넓게 단단히 덮여 있는데, 뒷쪽의 후종인대는
디스크 후측방 부위에서는 약하게 덮여있기 때문에 디스크 다탈출은
대부분 후측방으로 일어나게 되어 그 뒷쪽을 지나가는 신경근을
압박하여 증상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흔히 "좌골신경통"이라고 하는 것은 대부분 디스크 병으로 인해
허리에서 좌골신경을 이루는 신경근이 압박 당하여 나타나는 증상이다.
디스크병은 20대에서부터 50대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
이때가 디스크에 퇴행성 변화가 오는 연령인데다가 활동성이 많은
시기여서 외상을 당하기 십기 때문이다.
외상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다가 허리를
삐는 경우이다. 여자인 경우 집안에서 무거운 살림도구들이나
김장독을 들다가, 또는 이삿짐을 옮기다가 허리를 삐는 경우가
흔할. 중노동은 아니지만 하루 종일 앉아서 일해야만 하는 사무직
종사자들도 디스크에 잘 걸릴 수 있는데 이것은 앉아있을 때가
허리디스크에 가해지는 체중에 의한 충격이 가장 많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병의 증상)
디스크에 증상이 있으면 대개는 허리가 먼저 아프기 시작한다.
엉치 부위가 시큰거리고 아프며, 한쪽 둔부에 통증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가 얼마 지나서 부터는 한쪽 다리가 저리고 땡기게 된다.
즉 허리에서부터 다리로 땡기는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통증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거나, 또는 대변을 보느라고 힘을
주게 되면 더욱 울리고 아픈 경우가 많다.
점차 시일이 경과하면서 아픈 다리에 감각이 둔해지고, 발가락
운동에 힘이 빠지게 된다. 심하면 발목을 위 아래로 움직이는데
마비가 오는 수도 있다. 허리를 움직이면 더욱 아프기 때문에 허리가
뻣뻣해지고 한쪽 옆이나 앞으로 굽어지게 된다.
디스크가 갑자기 아주 심하게 탈출될 경우에는 마비신경이나
여러개의 척추신경을 압박하게 되어 갑자기 허리에 심한 통증을
느끼고 양하지에 마비가 발생하고 소.대변을 못보게 된다.
또한 남자인 경우에는 성기능에도 장애를 초래하게 된다.
이럴 경우에는 급히 척추수술을 하여 치료하여야 한다.
디스크 병이 오래되어 만성으로 된 경우에는 주로 허리가 뻐근하게
아프면서 얼마간 서 있거나 걷게 되면 이상한 통증이나
저린감, 또는 표현하기 어려운 여러가지 괴로운 증상들이 다리에
발생하여 주저앉아 쉬게 된다.
앉아 쉬면 그러한 증상들이 사라져 다시 걷고, 걸으면 다리에
통증의 다시 생겨 쉬어야 하는 것을 반복하게 되는데, 이와같은
증상을 "신경성 간헐적 파행"이라고 한다. 이것은 대부분은 척추
내에서 신경이 지나가는 구멍이 좁아졌을때 특징적으로 발생하는
증상인데, 가끔 디스크탈출증으로 인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디스크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소위 민간요법이라 해서
이것 저것 여러가지를 너무 오랫동안 받아 보면 만성적으로 되어
"신경성 간헐적 파행" 증상이 생겨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허리 디스크의 진단)
진단은 우선 호나자의 자세한 병력과 증상을 묻고, 진찰함으로써
대개는 알 수 있다. 허리가 아프고, 한쪽 또는 양쪽 다리로 내려가는
댕기는 증상이나 저린 증상이 있으면 대개는 "디스크"에 이상이라고
보아도 틀림이 없다. 몇개월 전에 무거운 물건을 들다가 허리를
삐끗한 후부터 발병했다면 더욱 "디스크"일 가능성이 높다.
진찰소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양다리를 쭉 뻗게 하고
눕힌 상태에서 한쪽 다리를 올려볼 때, 이것을 "하지거상검사"라고
하는데, 허리나 다리가 땡겨 다리를 많이 올리지 못하게 된다.
증상이 심할수록 다리 올라가는 각도가 작은 것이다.
정상에서는 다리를 80~900이상 쭉 올릴 수 있으나 디스크 환자는
대개 50~60O미만이고 심한 경우는 10~20도밖에 올라가지 않는다.
그러나 만성디스크 환자로서 앞에 설명한 "신경성 간헐적 파행"
증상을 가진 환자는 증상이 심한데도 정상인처럼 다리가 쭉쭉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X-선 검사방법으로서 앞면, 측면 및 경사면 단순요추 X-선영을
먼저한다. 전후 X-선 촬영상 대개는 허리가 한쪽으로 휘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측면 X-선상에서는 대개는 허리 굴곡이 소실되어
요추선이 빳빳하게 서 있고, 척추와 척추 사이, 발병된 디스크의
간격이 좁아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40~50대 이후에서는
퇴행성 변화로 디스크 인접 척추뼈에 뾰쪽하게 골각이 형성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러한 병력과 증상을 묻고, 진찰과 단순 X-선촬영을 함으로써
어느 정도 "디스크"병이라고 알 수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특수
검사를 해야한다. 특수검사로는 척추조영술과 척추전산화 단순촬영
(CT스캔)및 근전도 검사등이 있다. 척추조영수술은 영어로
myelography라고 하는데 흔히 "마이엘로" 고 부른다. 아직까지 이
방법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허리에서 신경통로인 척추강내로 바늘을
찔러서 X-선 사진에 하얗게 나타나는 약(조영제)을 척추막내 신경통로
안에 넣고 사진을 찍는다. 디스크가 탈출된 부위에서는 신경이
눌릴만큼 조영제가 움푹 들어간 소견을 보인다.
그러나 조영제로서 기름성분인 "판토팩이라는 약은 촬영후 다시
뽑아내야 하므로 고통이 심할 경우도 있다.
근간에는 이러한 단점을 없애 약이 자연히 척추강내에서 흡수되어
없어지는 수용성 조영제인 "메트리자마인"가 개발되어 촬영후 약을
다시 빼는 불편이 없어 훨신 편리해졌다.
그러나 이러한 "마이엘로"는 허리에 바늘을 찔러야 하는 고통이
있으므로 문제가 되어왔다. 최근에 컴퓨터 산업이 발달하여 컴퓨터를
이용한 척추단층촬영기가 개발되어 이제는 환자에게 아무런 고통없이
쉽게 검사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같은 척추 CT스캔을 찍음으로써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디스크와 신경 그리고 신경구멍의 모양을 선명히
볼 수 있으므로 더욱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척추 CT를 찍을 만한 장비가 널리 보급되어 있지 않지만, 이것이 있는
대도시에서는 허리디스크 진단을 위해서 일차적으로 척추CT스캔을
해야할 것이다.
앞으로 "핵자기공명(NMR)이라는 새로운 방법이 각광을 받을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실용화단계가 아닌 상태이다.
(허리디스크의 치료)
발병초기에는 우선 안정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따뜻한 온돌방에 요를 깔고 누워서 약 2~3주간 안정하면 초기의 경한
탈출증인 경우에는 대개 호전된다.
침대생활을 하는 경우엔 침대요 밑에 널판지를 깔아놓으면 좋다.
안정가료시 물리치료로서 허리에 더운 찜질을 한다든가, 초음파
치료나 맛사지, 도는 견인장치를 하여 허리를 잡아당기면 더욱
효과적이다. 통증이 심하면 소염진통제와 근육이완제를 섞어
복용한다. 그러나 신경통에 좋다는 약을 함부로 남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러한 안정가료나 물리치료 외에도 많은 환자들은 병원에 오기전에
미리 여러가지 민간요법을 행하는 수가 많다.
어쨋든 이러한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상당기간(최소 3주이상)행해도
낫지 않거나, 또는 증상이 어느 정도 좋아졌다가도 자주 재발하는
경우는 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해야 한다.
또한 진찰 소견상 신경에 이상이 심하여 발가락이나 발목운동에
힘이 현저히 빠져있으면 수술해야한다. 드물게 급격한 마비신경
압박으로 하지 마비와 소.대변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응급수술을
행해야 한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척추수술에 대하여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허리수술을 받으면 사람구실을 못하게 된다"는 등 이상한
풍문이 나돌아, 꼭 수술을 받아야할 심한 환자도 수술을 기피하고
여기저기 다니며 침이다, 뜸이다,
지압이다, 척추교정이다 또는 물리치료다 하며 비수술적 방법으로
수개월 또는 수년간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의 경한 증상일 경우는 위와 같은 대증요법으로 전달 될 수
있지만, 디스크가 심하게 튀어나온 경우에는 결국은 수술로써 탈출된
디스크를 제거하여 신경압박을 풀어주어야 한다.
최근에 수술시 현미경식 술식에 의해 주위조직의 손상을 최소로
줄이고 디스크만을 제거해주는 방법이 발달하여 좋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수술이 아닌 방법으로 간단히 디스크내에
주사약을 주입하여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획기적인 방법이 개발되어
수술을 기피했던 많은 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이 방법을 "디스크 내 주사치료법"이라고 부른다.
(디스크 내 주사치료법이란?)
이것은 "카이모파파인(CHYMOPAPAIN)이라는 주사약을 디스크내에
직접 주사하여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방법을 말한다.
여기에 쓰이는 주사약은 인디언들이 고기를 연하게 하기위해
"파파야"라는 과일을 썰어서 연육소로 사용한데서 힌트를 얻어
"파파야"에서 추출한 효소이다.
20여년 전인 1964년에 미국에서 처음으로 이약을 디스크환자에
주사하여 성공하였다. 그후 비수술적 디스크 치료방법으로 각광을
받았으나 그간 약효에 대한 시비가 많아 1975년부터 미국내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캐나다등 일부에서만 꾸준히 이용되어 왔었다.
그후 계속적인 연구결과 1982년 말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카이모파파인이 정식허가가 남으로써 1983년부터 선풍적으로 아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984년 5월부터 이 방법을 시작하여 현재 좋은성적을
나타내고 있다. 이 약은 디스크 성분 중 수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수핵의 단백질-수분 결합체를 분리시키는 가수분해 작용을 한다.
그 결과 유리된 수분을 흡수 배설되고 수핵은 수축되므로 디스크가
위축되어 신경압박이 풀려 증상이 회복되는 것이다. 즉 수술적으로
디스크를 칼로 도려내던 것을 비수술적 방법으로 간단히 주사약으로써
디스크를 녹여 없애는 방법인 것이다.
주사치료에 가장 적합한 디스크환자는 허리보다는 다리가 더욱 심하게
땡기는 환자로서 환자가 반듯이 누운 상태에서 한쪽다리를 벋고 올려
보는 하지거상검사에서 다리가 땡겨서 많이 올라가지 않으며, 척추
컴퓨터(CT)촬영상에 디스크 탈출증이 현저한 환자에게 예후가 좋은
것으로 되어있다.
만약 주사치료로써 낫지 않을 경우 약10~20%에서 실패율이 보고되고
있는데, 이 경우는 결국 수술을 해야한다. 대개 주사치료 후 3~4개월
기다려 보아도 조금도 호전되지 않고 전과 같이 계속 아프거나 오히려
더 아플 경우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고 척추수술을 해야한다.
이 경우 수술성적은 매우 좋아서 수술 후 다 완치되고 있다.
이와같이 간단한 주사치료법도 몇가지 문제점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가장 큰 부작용은 환자의 체질과 약성분이 맞지 않을경우
극히 드물지만 알레르기성 쇼크가 발생하여 심할 경우에는 페니실린
쇼크와 마찬가지로 사망할 수 잇다는 것이다.
때문에 쇼크방지를 위한 사전 처치와 때로는 피부반응검사도
시행하며, 시술시에 만반의 준비를 다하여 행하고 있다.
이러한 준비를 충분히 하고 행하므로 안전하게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주사약은 쇼크위험 때문에 일생에 단 한번만 맞아야 안전하다.
디스크가 재발했을 경우 두번 다시 이 주사약을 맞을 수 없다.
왜냐하면 첫번 주사시 항체가 환자 체내에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두번째 주사를 맞을 경우 항원 항체반응에 의한 알레르기성
쇼크가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외 부작용으로는 간단한 두드러기 증상, 가려움증등의 있으나
이러한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디스크 내 주사치료법은
시술이 간단하여 환자에게 정신적 신체적 부담이 적으며, 입원 및
치유기간이 짧고, 조기에 활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성공률도
약 80~90%이상으로 좋은 성적이므로, 앞으로 디스크치료는 안정이나
물리치료로 낫지 않을 경우는 일단 디스크내 주사 치료를 행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수술은 최후의 방법으로 유비시키는것이 현명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