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컴퓨터 작업하는 당신 ‘혹시,결절종?’
하루 종일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무역업체 직원 김모(35·여)씨는 지난해말부터 왼쪽 손등 가운데 부위가 부풀어 오르고 누르면 통증도 느껴졌다. 파스도 붙이고 온찜질도 해 봤으나 통증은 가시질 않았다. 손등의 혹은 시간이 지나면서 100원짜리 동전만하게 딱딱해졌다. 피부병인가 싶어 근처 피부과를 찾았지만 관절 질환이 의심된다며 정형외과로 가보라고 했다. 초음파 검사결과 '결절종'이란 생소한 병명을 들었다.
최근 결절종 환자가 늘고 있다. 영동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강호정 교수는 25일 "결절종으로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가 2005년 52명, 2006년 53명, 2007년 80명으로 늘었다"면서 "이 같은 증가세는 다른 대형 병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결절종은 손목 통증을 유발하는 흔한 양성 질환 중 하나다. 관절이나 인대, 힘줄을 싸고 있는 막이 늘어나 만들어진 혹 안에 끈끈하고 투명한 액체가 들어있어 흔히 '물혹'이라고 부른다. 손목 관절 주위 특히 손등에서 많이 발생한다. 혹의 크기는 완두콩만한 것에서부터 호두만한 것까지 다양하다. 혹이 커지면서 주변 신경을 눌러 감각 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잦은 편이다.
최근 컴퓨터 이용자 중 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아져 'IT 질병'으로도 불린다. 실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 발표한 장기(臟器)분류에서 결절종은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으로 지정돼 있다.
결절종은 종양이기는 하나 악성종양인 암과는 달라 따로 처치를 하지 않아도 부작용이 생기거나 장애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하지만 혹의 크기가 커지면 불편함을 느끼게 되고, 계속 손을 사용하면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또 겉으로 보기에 기형처럼 보이므로 미용상 문제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강 교수는 "치료는 주사기로 혹 안의 액체를 빼내고 부목으로 손이나 손목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방법이 많이 사용되지만 재발률이 60∼70%로 높은 편"이라면서 "전신마취 상태로 완전히 절제해내면 95% 이상 완치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부분마취 후 손목 관절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 외부 상처를 적게 하는 치료법도 개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