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앵커： 자동차 타이어를 만드는 회사에서 근로자들이 최근 １년 반 동안 １４명이 숨졌다.


무슨 공포영화도 아니고 뭔가 이상하지 않으십니까？


국내 타이어생산 １위 회사인 한국타이어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２５８０ 여홍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９월 ２일 새벽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사원인 ４５살 권 모씨가 자신의 집 화장실에서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인터뷰： ５시에 출근하려고 씻고 수돗물 똘똘똘 나오고 보일러 돌아가고 텔레비전 크게 틀어놓고 그대로 화장실 그 자리에서 죽은 거예요.


기자： 권 씨의 사망원인은 심근경색이었습니다.


작년 ５월부터 지금까지 １년 반 동안 한국타이어 직원 가운데 사망자는 모두 １４명.


그 중 절반이 심근경색 등 심장질환으로 사망했습니다.


각종 화학약품으로 타이어를 만드는 대전공장 가리공정 작업장은 성분을 알 수 없는 가스와 수증기 때문에 뿌연 모습입니다.


한국타이어공장 직원들 중에는 화학물질 솔벤트로 인해 두통과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직원들이 많습니다.


인터뷰： 냄새가 굉장히 술에 취한...


한 ３０， ４０분 작업을 하다 보면 술에 취한 그런 느낌이 들어요.


기자： 회사측은 솔벤트의 독성과 관련해 예전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현재 사용하는 솔벤트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합니다.


ＭＢＣ는 한국타이어 현장에서 사용되는 솔벤트를 확보해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솔벤트를 흡입한 쥐들은 １시간 정도 지나자 경련을 일으키며 운동성이 크게 저하습니다.


솔벤트를 흡입한 쥐들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뇌와 심장근육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높아진다는 ＣＰＫ지수가 흡입하지 않은 쥐들보다 최대 ７배 가까이 높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유족들은 이렇듯 작업장 여건이 유해했에도 회사측이 산재승인마저 방해했다고 말합니다.


유족들은 또 회사측이 자신들을 회유하기 위해 뒷조사를 통해 가계도까지 작성했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가계도를 보니까 우리 친정집이 어떻고 시댁이 어떻고 다 나와 있더라고요.


그걸 보니까 진짜 울분밖에 안 나요.


기자： 이렇듯 동료들이 잇따라 사망하고 있는데도 한국타이어 직원들은 회사의 통제와 감시 때문에 입도 열지못하는 분위기라고 말합니다.


인터뷰： 내가 발언을 하면 블랙리스트에 올라간다든가...


그게 실제로 올라갈지 안 올라갈지는 몰라도 그런 생각을 갖고 있어요.


기자： ＭＢＣ뉴스 여홍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