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룸메이드 작업환경과 건강상태 심각
기산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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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1 08:31
호텔 객실을 정리 정돈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호텔서비스 여성노동자(호텔룸메이드). 그들의 작업환경과 건강상태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최경희 교수(건국대 산업의학)에 의해 2004~2005년 말까지, 두 차례 121명의 호텔룸메이드를 대상으로 한 건강실태 설문조사에 의해 드러난 현실이다.
노동건강연대 정책위원이기도 한 정최경희 교수는 “조사대상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은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며 특히 2000년을 전후로 이뤄지기 시작한 “비정규직화가 건강과 작업환경 악화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조사대상 여성노동자들의 70% 이상이 “먼지와 무거운 도구 및 기구의 조작, 합성세제의 사용 등에 의한 화학물질 노출, 사고나 질환의 위험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1년간 사고 발생률이 32.5%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타났지만, 산재보험으로 처리했다는 응답은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심지어 16.1%가 산재보험 자체를 몰랐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또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자각증상이 있는 경우는 67%, 즉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23.9%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건강상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사고발생률, 산재보험처리도 안돼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상황은 더 열악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이 12개의 객실을 담당하는 것에 비해 비정규직은 13개의 객실을 담당하고 있었다. 또 점심시간 포함한 휴식시간 유무에 대해선 “정규직은 94.9%가 있다”고 대답한 반면, “비정규직은 25.9%만이 있다”고 대답했다. 비정규직의 경우 기본적인 휴식시간조차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정규직의 67% 수준에 그쳤다.
호텔서비스 여성노동자의 직무긴장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정최 교수는 “호텔 서비스 여성노동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국내의 다른 직업군과 비교해 보았을 때, 서비스 관련 단순노무자, 고객서비스 사무 종사자, 운전원 및 관련 종사자보다 직무재량도는 낮으면서, 컴퓨터 관련 준전문가 등에 비해 직무요구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상사에 의한 사회적 지지가 매우 낮고 직무불안정성이 높은 점이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직무긴장도 지표가 유의하게 높아 더 많은 스트레스 요인들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높은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도 “불편한 자세, 반복작업, 중량물 취급 등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노동강도가 높고 적절한 휴식시간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점, 근무긴장도가 높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정최 교수의 의견이다.
김양지영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조사연구부장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호텔 업계의 무분별한 아웃소싱 전략에서 찾고 있다. 김양지영 조사연구부장은 호텔 객실관리부서에서 객실정비업무 등을 하면서 참여관찰로 질적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그는 “호텔들이 아웃소싱 대상 직종의 직원들을 명예퇴직 시킨 후 다시 자회사 식으로 00호텔 서비스라는 용역회사에 소속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용역회사는 40명을 투입해 일할 수 있는 공간에 40명에 대한 인건비를 받고는 실제로는 30명만을 투입해서 일을 시킴으로써 인거비로 이익을 남기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노동강도가 세지고, 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 받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객실업무는 부차적 노동?
룸메이드 업무가 아웃소싱의 대상이 된 것은 ‘단순업무’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양지영 연구부장은 “객실은 호텔의 핵심 상품 가운데 하나로 대인서비스가 함께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며 “객실 관리를 담당하는 룸메이드는 호텔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양지영 연구부장은 “룸메이드의 작업장인 객실은 호텔의 로비나 식당 등과 달리 사적 공간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호텔 내 다른 대인 서비스직종에서보다 더욱 다양한 고객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한 경우 고객의 성희롱이나 폭력 등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고객이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가 없어 룸메이드 개인이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렇듯 가장 고객접촉도가 높고, 강도 높은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룸메이드는 ‘단순업무’로 평가절하되어 왔다. 김양지영 연구부장은 “호텔은 객실정비를 하는 이들이 대인서비스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게 기대하지도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다수직종 노동, 핵심적 업무로 인정해야
정최경희 교수는 조사결과에서 드러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하고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규직화를 통해 직무불안정성과 직무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인력충원과 적당한 휴식시간이 주어져야 하며, 산재보험 적용이 현실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당장 정규직화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호텔룸메이드를 핵심적 업무로써 인정하고 이에 합당한 노동조건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문조사에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은 ‘건강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과제 1순위’로 응답자의 58.7%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20.2%가 ‘직장의 안정성 확보’라고 답하였다. 이에 대해 정최 교수는 “건강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임금문제와 고용불안정에서 비롯됨을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라며 “건강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숙박업 서비스노동자들의 노동 및 건강 실태에 대한 정부당국의 체계적인 조사와 대책마련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와 노동건강연대는 이번 조사의 결과를 22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교육장에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의 건강 및 작업환경 개선 토론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의 증언과 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화 문제점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계획이다
[일다 2006-02-21 06:15]
노동건강연대 정책위원이기도 한 정최경희 교수는 “조사대상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은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노동조건에서 일하고 있다”며 특히 2000년을 전후로 이뤄지기 시작한 “비정규직화가 건강과 작업환경 악화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조사대상 여성노동자들의 70% 이상이 “먼지와 무거운 도구 및 기구의 조작, 합성세제의 사용 등에 의한 화학물질 노출, 사고나 질환의 위험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1년간 사고 발생률이 32.5%에 이를 정도로 높게 나타났지만, 산재보험으로 처리했다는 응답은 단 한 건도 없었으며, 심지어 16.1%가 산재보험 자체를 몰랐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또한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자각증상이 있는 경우는 67%, 즉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23.9%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건강상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사고발생률, 산재보험처리도 안돼
특히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는 상황은 더 열악하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규직이 12개의 객실을 담당하는 것에 비해 비정규직은 13개의 객실을 담당하고 있었다. 또 점심시간 포함한 휴식시간 유무에 대해선 “정규직은 94.9%가 있다”고 대답한 반면, “비정규직은 25.9%만이 있다”고 대답했다. 비정규직의 경우 기본적인 휴식시간조차 갖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구나 비정규직의 임금수준은 정규직의 67% 수준에 그쳤다.
호텔서비스 여성노동자의 직무긴장도도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정최 교수는 “호텔 서비스 여성노동자의 스트레스 수준을 국내의 다른 직업군과 비교해 보았을 때, 서비스 관련 단순노무자, 고객서비스 사무 종사자, 운전원 및 관련 종사자보다 직무재량도는 낮으면서, 컴퓨터 관련 준전문가 등에 비해 직무요구도는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상사에 의한 사회적 지지가 매우 낮고 직무불안정성이 높은 점이 스트레스를 더욱 가중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정규직은 정규직에 비해 직무긴장도 지표가 유의하게 높아 더 많은 스트레스 요인들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높은 근골격계 질환 유병률도 “불편한 자세, 반복작업, 중량물 취급 등 근골격계 질환의 위험성이 높은 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노동강도가 높고 적절한 휴식시간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 점, 근무긴장도가 높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 정최 교수의 의견이다.
김양지영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 조사연구부장은 이러한 문제의 원인을 호텔 업계의 무분별한 아웃소싱 전략에서 찾고 있다. 김양지영 조사연구부장은 호텔 객실관리부서에서 객실정비업무 등을 하면서 참여관찰로 질적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그는 “호텔들이 아웃소싱 대상 직종의 직원들을 명예퇴직 시킨 후 다시 자회사 식으로 00호텔 서비스라는 용역회사에 소속시킨다”는 것이다. 그리고 “용역회사는 40명을 투입해 일할 수 있는 공간에 40명에 대한 인건비를 받고는 실제로는 30명만을 투입해서 일을 시킴으로써 인거비로 이익을 남기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러니 노동강도가 세지고, 노동자들의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 받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주장이다.
객실업무는 부차적 노동?
룸메이드 업무가 아웃소싱의 대상이 된 것은 ‘단순업무’로 분류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양지영 연구부장은 “객실은 호텔의 핵심 상품 가운데 하나로 대인서비스가 함께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며 “객실 관리를 담당하는 룸메이드는 호텔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양지영 연구부장은 “룸메이드의 작업장인 객실은 호텔의 로비나 식당 등과 달리 사적 공간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호텔 내 다른 대인 서비스직종에서보다 더욱 다양한 고객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한 경우 고객의 성희롱이나 폭력 등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고객이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가 없어 룸메이드 개인이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 현실이다.
이렇듯 가장 고객접촉도가 높고, 강도 높은 감정노동을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룸메이드는 ‘단순업무’로 평가절하되어 왔다. 김양지영 연구부장은 “호텔은 객실정비를 하는 이들이 대인서비스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게 기대하지도 않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다수직종 노동, 핵심적 업무로 인정해야
정최경희 교수는 조사결과에서 드러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의 건강문제를 해결하고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정규직화를 통해 직무불안정성과 직무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인력충원과 적당한 휴식시간이 주어져야 하며, 산재보험 적용이 현실화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당장 정규직화가 어렵다고 하더라도 호텔룸메이드를 핵심적 업무로써 인정하고 이에 합당한 노동조건의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설문조사에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은 ‘건강을 위해 개선되어야 할 과제 1순위’로 응답자의 58.7%가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 20.2%가 ‘직장의 안정성 확보’라고 답하였다. 이에 대해 정최 교수는 “건강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원인이 임금문제와 고용불안정에서 비롯됨을 대부분 인식하고 있다”라며 “건강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숙박업 서비스노동자들의 노동 및 건강 실태에 대한 정부당국의 체계적인 조사와 대책마련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국여성노동조합 서울지부와 노동건강연대는 이번 조사의 결과를 22일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교육장에서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의 건강 및 작업환경 개선 토론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날 호텔서비스여성노동자들의 증언과 여성노동자의 비정규직화 문제점 등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질 계획이다
[일다 2006-02-21 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