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 근로자가 위험하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화이트칼라 病’

기산협 보도자료

[사무직 근로자가 위험하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화이트칼라 病’

기산협 0 4563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최종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질병으로 나타날 때이다. 사무직 근로자가 업무로 인해 질병을 앓는 과정은 생산직의 산업재해처럼 쉽게 증명하기 어렵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들은 정신적 스트레스와 사무직 근로자의 질병 사이에 직·간접적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사무직이 걸리기 쉬운 질병과 그 원인을 알아두고 예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울증=서울백병원 정신과 우종민 교수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특히 금융권을 중심으로 진행된 인수·합병 등으로 인해 업무 스트레스성 우울증과 자살이 늘었다”면서 “사무직 근로자들이 특히 이런 영향을 직접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몸을 쓰는 생산직보다 정신노동이 많은 사무직이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례가 훨씬 많다”고도 했다. 평균적으로 우울증 발생률이 높은 연령대가 30, 40대인 데다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 것도 이 연령대에 많아 직장 구조에 변화가 있을 때 우울증 발병 사례가 많아지는 것이다.


직무환경이 나빠지고 조직문화가 사회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 상하 갈등 등 대인관계 문제로 인한 직장인 우울증이 많이 생긴다는 것. 이를 적응장애 또는 반응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사무직 근로자의 우울증 증상은 “의욕이 없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우교수는 말한다. 창의성을 많이 요구하는 사무직일수록 우울증이 생겼을 때 업무 성과가 크게 떨어지고 심하면 자살로 이어질 정도로 우울증으로 인한 피해는 크다.


우울증은 먼저 ‘병으로 인식하는 것’이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우교수는 강조한다.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이 우울증 상태를 알고 심할 경우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적극적인 대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정신적 스트레스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질병 중 하나가 뇌심혈관계 질환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올라간다. 급성 또는 만성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고혈압으로 인한 질병이 생기기 쉽다. 한림의대 조정진 교수(가정의학과)는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로 혈압이 올라가면 뇌경색, 심근경색, 뇌출혈 등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스트레스까지 겹쳐지면 동맥경화로도 진행된다. 조교수는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직무 불안정, 해고 위험 등이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성을 상당히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직장인이 받는 스트레스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직장인 돌연사 또는 과로사의 원인이 대부분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밝혀지는 것에서 보듯, 사전에 발병 가능성을 인식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사무직 근로자에게 위협이 되는 병이기도 하다.


▲동맥경화 가능성이 얼마나 있는지 가정의학과 또는 신경정신과에서 심박수변이측정 등의 검사를 받아 보거나 ▲직무 스트레스 평가표 등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파악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조교수는 “객관적인 상황이 어떻든 자신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느끼면 그것이 곧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컴퓨터 작업으로 인한 신체 통증=컴퓨터 앞에 앉아 장시간 근무하는 사무직 근로자들은 허리통증, 어깨결림 등 신체 통증이 오기 쉽다. 부산의대 강동묵 교수(산업의학)는 “컴퓨터 작업 자체가 근골격계질환을 생기게 할 수 있는 자세인 데다가 스트레스와 노동강도가 합쳐지면서 증세를 더욱 심하게 한다”고 말한다.


업무 마감 시간이 다가오는 등 노동강도가 높아지면 자신도 모르게 모니터 앞에 바짝 다가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는 등 긴장 자세가 된다. 이로 인해 어깨 위쪽 근육이 움츠러 들어 통증과 감각 이상 등이 생길 수 있다.


강교수는 “스트레스가 심해지는 직장문화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제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간적인 직장문화를 만들어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 같은 스트레스도 조직 안의 상사나 동료의 정서적 지원을 받을 때 줄어드는 만큼 어떤 조직문화를 만드느냐가 질병 예방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

0 Comments